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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테스트에 없는 비용, 실제로 재봤습니다

재보려다 못 쟀고, 왜 못 쟀는지가 이 글의 절반입니다.

동전 하나와 동전 더미를 저울에 올려 비교하는 그림

백테스트 페이지에서 이 전략의 16년 CAGR은 19.2%로 나옵니다. 그리고 같은 페이지에 이런 문장이 있습니다. “첫째, 비용이 없습니다.” 교체 48회의 수수료도, 호가 슬리피지도, 세금도 전부 빠져 있다는 뜻입니다.

경고만 써두고 넘어가는 건 성의가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실제로 재보기로 했습니다.

1주로 왕복 주문을 냈습니다

증권사 API로 KODEX 200을 1주 사고 곧바로 되팔았습니다. 두 번 했습니다.

7/15   매수 117,690 → 매도 117,765    +75원
7/23   매수 113,055 → 매도 112,980    -75원

한 번은 75원을 잃었고 한 번은 75원을 벌었습니다. 그리고 체결 내역의 수수료 항목과 세금 항목은 둘 다 0으로 돌아왔습니다.

여기서 배운 것

흔들리는 물체를 캘리퍼로 재려는 그림

한 번의 왕복으로는 비용을 잴 수 없습니다. 사고 파는 1분 사이에 가격 자체가 움직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측정한 75원 안에는 호가 차이(진짜 비용)와 그 사이의 가격 변동(비용이 아님)이 섞여 있고, 둘을 분리할 방법이 없습니다.

두 번의 부호가 정반대로 나온 것이 그 증거입니다. 만약 75원이 순수한 비용이었다면 두 번 다 마이너스여야 합니다. 표본 2개로 평균을 내면 0원이라는 엉뚱한 결론이 나오고, 표본 하나만 골라 쓰면 원하는 답을 고르는 셈이 됩니다.

제대로 재려면 같은 시각의 매수 호가와 매도 호가를 동시에 기록해야 합니다. 체결가만으로는 안 됩니다. 지금 봇은 호가창을 저장하지 않아서, 이건 다음 과제로 남겼습니다.

대신 하한선은 잡을 수 있습니다

측정이 안 되면 범위라도 잡는 게 낫습니다. 국내 ETF의 호가 단위는 가격대와 무관하게 5원입니다. 즉 사자와 팔자가 가장 가깝게 붙어 있을 때조차 왕복하면 최소 5원은 손해입니다.

5원 ÷ 113,055원 = 0.44bp (0.0044%)

이게 이론적 하한입니다. 실제로는 호가가 더 벌어져 있을 때 체결되고, 큰 금액이면 여러 호가를 먹고 올라가므로 이보다 큽니다. 제가 관측한 75원은 6.63bp였는데, 앞서 말했듯 여기엔 가격 변동이 섞여 있어 비용이라고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수익률에 얼마나 영향을 주나

비용을 정확히 모르니, 여러 가정을 넣고 결과가 얼마나 달라지는지 보는 편이 낫습니다. 백테스트 16년 동안 자산 교체는 48회, 연 3회입니다. 교체 한 번을 왕복 한 번으로 보고 계산했습니다.

0.00.51.01.52.05bp10bp20bp30bp50bp연 CAGR 손실(%p)
왕복 비용16년 후 잔존최종 배수CAGR연 손실
5bp97.63%15.8818.87%-0.33%p
10bp95.31%15.5118.69%-0.51%p
20bp90.84%14.7818.33%-0.87%p
30bp86.57%14.0817.98%-1.22%p
50bp78.62%12.7917.27%-1.93%p

비용을 후하게 20bp로 잡아도 CAGR은 19.2%에서 18.33%로, 연 0.87%p 줄어드는 데 그칩니다. 생각보다 작습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이 전략이 거래를 거의 안 하기 때문입니다. 16년에 48번, 연 3번입니다. 데이트레이딩처럼 하루에 몇 번씩 돌리면 같은 비용이 수익률을 통째로 잡아먹지만, 연 3회짜리 회전율에서는 비용이 주인공이 아닙니다.

진짜 큰 비용은 따로 있습니다

여기까지가 매매 비용이고, 세금은 별개입니다. 국내 상장 해외지수 ETF의 매매차익에는 배당소득세 15.4%가 붙습니다. 위 표에서 가장 나쁜 경우가 16년 누적 21% 손실인데, 세금은 이익이 날 때마다 그 15.4%를 떼어갑니다. 자릿수가 다릅니다.

다만 이건 계좌 종류에 따라 크게 달라집니다. 연금저축이나 ISA 같은 절세 계좌에서는 과세 시점과 세율이 달라지므로, 하나의 숫자로 못 박기보다는 각자 조건에 맞춰 따져봐야 하는 영역입니다. 저는 여기에 대해 자신 있게 계산할 만큼 알지 못하고, 아는 척하지 않겠습니다.

정리

재보려다 못 쟀습니다. 한 번의 왕복에는 비용과 가격 변동이 섞여 있어서 분리가 안 됩니다. 대신 호가 단위로 하한을 잡고, 넉넉한 가정까지 넣어 범위를 계산했습니다. 이 전략의 회전율에서는 매매 비용이 CAGR을 연 0.3%p에서 1%p 정도 깎습니다. 무시할 정도는 아니지만 전략의 성패를 가르지도 않습니다.

백테스트 페이지의 “비용이 없습니다”라는 경고는 그대로 둡니다. 이 글은 그 경고가 얼마나 큰 경고인지를 숫자로 옮겨놓은 것이고, 정확한 측정은 호가창을 기록하기 시작한 다음에 다시 쓰겠습니다.

이 페이지는 계산 방식과 측정 기록을 공개하는 문서이며, 특정 종목이나 매매 시점에 대한 의견이 아닙니다. 과거 성과는 미래 수익을 보장하지 않습니다. 판단과 책임은 각자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