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년 백테스트 — 이 전략은 나스닥 몰빵을 이기지 못했습니다
방법론 시리즈 · 데이터 2010-08-31 ~ 2026-07-31 (192개월)
결론부터 쓰겠습니다. 이 사이트가 매일 계산하는 가속 듀얼 모멘텀 전략을 2010년부터 16년치 데이터로 백테스트한 결과, 연복리 수익률은 +19.2%였습니다. 같은 기간 나스닥100을 그냥 사서 버틴 결과는 +19.8%. 졌습니다. 위험 대비 수익을 재는 샤프지수로도 0.90 대 1.14로 명확히 뒤집니다.
전략 사이트가 첫 백테스트 글에서 “우리 전략이 벤치마크에 졌다”고 쓰는 게 이상해 보일 수 있지만, 이 숫자를 숨기면 이 사이트의 존재 이유가 없어집니다. 그리고 뒤에서 보겠지만, 제가 이 전략을 그래도 페이퍼로 돌리는 이유 역시 이 표 안에 있습니다.
결과 전체
| 전략 | 연복리 | 최대낙폭 | 변동성 | 샤프 | 최종배수 |
|---|---|---|---|---|---|
| 가속 듀얼 모멘텀 | +19.2% | -21.3% | 22.3% | 0.90 | 16.27x |
| 나스닥100 바이앤홀드 | +19.8% | -33% | 17.6% | 1.14 | 17.69x |
| 코스피200 바이앤홀드 | +12.2% | -34.3% | 23.8% | 0.60 | 6.21x |
참고: 두 자산을 절반씩 들고 리밸런싱만 하는 50:50 정적 배분은 연복리 +16.4%, 최대낙폭 -30.2%였습니다. 규칙은 방법론 참고.
그런데 왜 이 전략인가 — 낙폭의 문제
표에서 수익률 대신 최대낙폭(MDD) 열을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나스닥 몰빵의 16년은 -33%짜리 낙폭을 포함한 여정이었습니다. 1억이 6,700만 원이 되는 구간을 지나야 +19.8%가 완성된다는 뜻입니다. 백테스트 차트에서는 이 구간이 잠깐의 움푹함이지만, 실제로 겪으면 몇 달에서 몇 년짜리 고통입니다. 그리고 대부분의 사람은 바닥 근처에서 버티지 못하고 팝니다 — 저도 그랬습니다. 백테스트의 바이앤홀드 수익률은 “끝까지 안 판 사람”만 가져가는 숫자입니다.
가속 듀얼 모멘텀의 낙폭은 -21.3%였습니다. 수익률 0.6%포인트를 내주고 최악의 구간을 3분의 1쯤 얕게 만든 거래입니다. 코스피200 몰빵(-34.3%, 연복리 +12.2%)과 비교하면 수익과 방어 양쪽에서 압도했고, 50:50 정적 배분과 비교해도 수익은 높고 낙폭은 얕았습니다. 요약하면 이 전략은 “최고의 수익”이 아니라 “버틸 수 있는 수익”을 노리는 규칙입니다.
전략은 16년간 무엇을 들고 있었나
192개월 중 나스닥100 보유가 118개월(61%), 코스피200이 49개월(26%), 둘 다 하락 추세라 현금으로 피신한 기간이 25개월(13%)입니다. 3분의 2를 나스닥에 얹혀 지낸 셈이니, 성과의 큰 몫은 미국 성장주의 16년에서 왔음을 인정해야 합니다. 보유 교체는 총 48회 — 평균 연 3회 정도로, 잦은 매매 전략은 아닙니다.
흥미로운 건 최근입니다. 전략은 2025년 여름부터 지금까지 줄곧 코스피200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나스닥이 아니라 코스피가 더 강한 드문 구간을 규칙이 잡아낸 것인데, 이런 구간이 앞으로도 반복된다면 몰빵 대비 이 전략의 존재 가치가 커지고, 반복되지 않는다면 그냥 나스닥을 사는 게 나았다는 결론이 될 겁니다. 그걸 확인하는 것이 이 사이트의 운용 일지입니다.
이 백테스트가 말해주지 않는 것
첫째, 비용이 없습니다. 교체 48회의 매매 수수료, 호가 슬리피지, 해외 ETF 매매차익 과세(15.4% 배당소득세 또는 양도세)가 전부 빠져 있습니다. 실전 수익률은 표의 숫자보다 반드시 낮습니다.
둘째, 환율이 다릅니다. 백테스트의 나스닥100은 달러 기준(QQQ)인데, 실제 운용 대상은 원화로 거래되는 국내 상장 ETF입니다. 원달러 환율이 움직이면 두 수익률은 벌어집니다. 지난 16년은 대체로 환율이 미국 자산 보유자에게 유리했던 기간이라, 이 역시 성과를 부풀린 쪽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과최적화 위험입니다. 1·3·6개월이라는 룩백은 제가 찾은 게 아니라 해외에서 공개된 조합을 가져온 것입니다. 그래도 “과거에 잘 맞았던 조합이 살아남아 유명해졌다”는 생존 편향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룩백을 조금만 바꿔도 결과는 달라지며, 미래에 이 조합이 최선일 근거는 없습니다.
넷째, 16년은 특정한 시대였습니다. 이 기간은 저금리와 미국 기술주의 초장기 강세장을 포함합니다. 다른 체제(장기 횡보, 고금리, 신흥국 주도)에서 이 전략이 같은 성격을 보일지는 백테스트가 답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그래서 페이퍼로 돌립니다
위 한계들 때문에 저는 이 전략에 실제 돈을 넣기 전에, 판정이 나온 시점 그대로 기록이 박제되는 페이퍼 운용을 먼저 돌리고 있습니다. 백테스트는 과거를 소급해 계산한 가설이고, 운용 일지는 앞으로 걸어가며 쌓는 검증입니다. 이 글의 숫자가 미래에도 성립하는지를 확인하는 가장 정직한 방법은 시간을 들여 기록하는 것뿐이라고 생각합니다.